죽다 살아난 가리왕산 산행기
너무나도 가보고 싶었던 가리왕산에 다녀왔다.
산의 높이는 1561미터...
내 체력으로는 절대로 오르지 못할 산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무작정 달려갔다.
타 블로그에서 많이 보던 다리
이 다리가 보일때만 해도, 흠 이정도면 뭐... 라는 오만한 생각을 했다.
앞으로가 얼마나 험난한 길일지 상상도 못하면서.....
초반 2.5km 지점까지는 계곡을 끼고 오른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며, 울창한 나무가 하늘을 가려주어
비교적 덥지않게 오르긴 하지만, 땀은 엄청나게 흘러,
금새 옷은 모두 젖어버렸다.
오르다 보면, 대략 1.5km 지점과 2.1 km 지점쯤에 계곡에 접근하기
쉬운 스팟이 나오는데, 물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서 휴식하기 좋았다.
장구목이 -> 장구목이 임도 -> 장구목이 삼거리 -> 가리왕산 정상
드디어 도착한 장구목이 임도.
그렇지 않아도 힘들게 올라왔는데, 여기부터가 진짜다.
이제까지 코스는 체력도 좀 남아있고,
경사가 버틸만 했으나, 많은 분들의 글을 읽어보면
여기부터가 진짜.....
실제로 장구목이 임도 이후의 구간에서는
3분 오르고 5분씩 쉬는 이상한 행보를 하였다 ㅜ.ㅜ
오늘의 산행 코스는 장구목이에서 출발하여 가리왕산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이다.
이미 알고 간것이지만, 저기에 나오는 소요 시간은 가볍게 무시해야 한다.
많은 분들이 정상까지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시던데,
나는 저질 체력이므로 5시간을 잡았고, 무지 많이 쉬어서 그 정도 걸렸다.
진심으로 119에 전화가 하고 싶었다
장구목이 임도 근처에서 부터는 통화는 거의 안된다고 봐야 한다.
간혹 안테나가 한개쯤 나타나긴 하지만, 저 표시가 있는
3군데(?) 정도만 통화가 원활해 보였다.
저 표식이 나올때마다, 계속 생각했다.
119에 전화해서 살려달라고 할까?
거리 표지석 믿지 마세요
올라가면서 보이는 거리 표지석은 믿지 마세요.
순토에서 표기되는 것과 많이 차이가 난다.
정상까지 4.2km 라고 보고 왔는데,
막상 도착하니 5km가 넘더라.
지치고 배고플땐 홍삼양갱
언젠가 저거 먹으면 힘이 좀 나는 것 같아,
이번해도 구해왔다.
하지만, 가리왕산은 홍삼양갱 따위로는 안되더라.
먹어도 금방 배고프고, 갈증나고 아주 미치는 줄 알았음.
자, 700미터 남았다. 하지만 이것도 구라
순토와 표지석을 번갈아 보면서, 참 많이 허탈했다.
도대체 저 표지석은 왜 이리 엉망인지....
산행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하여간 표지석만 보면 힘이빠져 죽는 줄 알았다. 힝~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주목나무 참 좋아하는데,
너무 힘이드니 그냥 패스.
그래도 사진은 찍어왔네.
드디어 정상 삼거리
정상 삼거리에 도착하면, 정상까지는 거의 평지다.
그러나, 이미 체력은 고갈 상태이므로
그마저도 힘들다.
저 표지석은 정상인듯 ㄷ ㄷ ㄷ ㄷ ㄷ ㄷ
엄마, 나 도착했어요 ㅜ.ㅜ
드디어 도착한 정상.
저기 보이는가? 장구목이 입구까지 4.2km?
저거 다 뻥임. 믿지 마셈.
1561m 실화임?
1561미터 가리왕산.
출발 지점은 해발 400미터 이므로, 1161미터를 오른셈.
내가 이 어려운걸 해내다니.
뭔진 모르겠는데 멋지구리함
정상에 오르니, 햇볕은 따가운데 바람도 많이 불고 좀 추웠다.
역시 산은 산이로구나.
이거 드론이나 제대로 날릴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한번 띄워 봤는데, 역시나 매빅 에어는 가벼워서 콘트롤도 잘 안되더라.
또 다른 정상 표시석
몇 장의 사진과, 몇 개의 동영상을 한 시간 가량 찍고 하산했다.
자고 갈 생각으로 16kg의 짐을 지고 올라왔건만,
땀을 너무 흘려 찝찝한데다, 올라오는 길에 아예 내려갈 생각하고
물을 다 마셔버리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내려오는 길엔 날이 어두워져서 야간 산행을 해야 했고,
빌어먹을 블랙다이아몬드 헤드랜턴이 사망하시는 바람에
핸드폰의 플래쉬에 의존하여 간신히 하산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오르막인 산행길.
어? 이거 만만하네 라고 느끼면 완만한 오르막길,
그 외에는 거칠게 치고 올라가야 하는 무지막지한 돌길.
가리왕산, 내 다시는 오지 않으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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